성하림 - 달 항아리에 핀 장미, 2017
이 작품은 달 항아리와 장미가 만나 전통과 현대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성하림 화백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입니다. 화면에서는 오래 숙성된 장맛처럼 깊고 따뜻한 정서가 느껴지고,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포근한 향수가 자연스럽게 전해집니다.
성하림 화백에게 이 그림은 단순한 정물화가 아닙니다. 달 항아리는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가 가족을 위해 간직했던 사랑과 기도의 마음을 상징합니다. 그리고 그 항아리에서 화려하게 피어난 장미는 그 간절한 기도가 삶 속에서 아름답게 이루어진 축복의 순간을 의미합니다.
달 항아리 옆에 놓인 세 개의 석류도 중요한 상징입니다. 하늘과 땅, 그리고 사람이 조화를 이루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고 풍요로운 결실을 맺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. 꽃과 열매가 모두 집 안에 놓여 있다는 것은 자연의 풍요가 결국 우리 가족의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뜻입니다.
성하림 화백은 1980년대부터 달 항아리에 꽃을 피우는 작품을 꾸준히 그려 왔습니다. 당시에는 전통적인 달 항아리와 현대적인 장미를 함께 표현하는 방식이 매우 낯설었지만, 지금은 많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준 하나의 새로운 미술 언어가 되었습니다.
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구상과 추상의 조화입니다. 달 항아리와 장미는 입체적으로 표현되었지만, 잎사귀는 평면적이고 장식적으로 그려졌습니다. 이러한 대비는 감상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화면 중심으로 이끌며, 달 항아리와 꽃이 지닌 상징성을 더욱 깊이 느끼게 합니다.
성하림 화백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삶의 가장 아름다운 전성기와 풍요로운 결실, 그리고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사랑과 기도의 힘을 따뜻하게 전하고 있습니다.
몽림당갤러리 서수연이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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