감 - 성하림 - 4호 F - 2019년 (개인 소장)
햇살이 비추는 탁자 위에 붉게 익은 감 한 알이 놓여 있습니다. 그런데 자세히 바라보면 그 탁자는 단순한 탁자가 아닙니다. 하늘이기도 하고, 공중이기도 합니다. 감은 탁자 위에 놓여 있는 것 같기도 하고, 하늘을 떠다니는 것 같기도 합니다. 현실과 상상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 초현실적인 공간이 펼쳐지는 것이지요.
성하림 화백은 단순히 감을 그린 것이 아닙니다. 그녀의 작품은 상징으로 읽어야 하는 그림입니다. 하나의 소재 안에 여러 의미를 담아 관람하는 사람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합니다.
탁자 위에 놓인 감은 땀 흘려 일한 결실이 마침내 우리 집으로 들어와 가족의 행복과 풍요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. 동시에 하늘에 떠 있는 감은 붉은 태양의 따뜻한 기운을 받아 더욱 잘 익어 가는 모습을 상징합니다. 하늘의 좋은 기운이 결실을 완성시키고, 어둠과 액운을 물리치며 복과 행운을 불러온다는 뜻입니다.
그림 속에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상징이 숨어 있습니다. 둥근 태양과 둥근 감은 숫자 8을 떠올리게 합니다. 동양에서는 8이 발전과 번영, 재물을 상징하는 길한 숫자로 여겨집니다. 두 개의 원이 함께 있는 모습은 풍요가 오래도록 이어지고 행복이 끊이지 않는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.
붉게 익은 감은 가을의 수확과 풍년, 번영과 성숙을 상징합니다. 또한 한자 감 시(柹) 와 일 사(事) 가 같은 소리로 읽히기 때문에 일거리, 계약, 문서, 사업의 성공과 뜻밖의 재물운까지 상징하는 길상적인 소재로 전해져 왔습니다.
작은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어 마침내 우리 집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은 하늘과 땅, 그리고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낸 축복입니다. 성하림 화백은 이 작은 감 한 알을 통해 풍요와 감사, 조화로운 삶의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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